번아웃 극복기
또 9월 중반이 되어가야 지난 달 회고록을 작성하게 된다. 아니 뭐 어때. 작성하는 게 중요한거지. 8월은 유독 부정적인 생각으로 휩싸였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8월에 참고 참으며 부글부글 끓던 주전자가 비로소 9월에 폭발한거지. 이제야 잠잠해져 나에게 조금의 여유를 주고 있다. 이렇게 된 것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 티내지 않고 피해끼치지 않으려 꾹꾹 참았던 마음을 더 이상 어쩔 줄 몰랐고 내 마음을 알아달라며 사수 선배에게 헬프함으로써 팡 터져버렸다. 내 입으로 '안되겠어요. 저 퇴사해야겠어요.' 라는 말이 나왔으니. 하루하루가 불안과 복잡, 답답, 우울의 연속이었다. 이 안에서 한정적인 것. 하고 싶은 개발을 못하고 시간만 가고있는 것. 나는 1분 1초가 아까워서 쩔쩔 매고 있는데 현실은 내 이상과 너무나 동떨어져있는 것이다. 더 잘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더 이상 의미 없는 경력을 쌓고싶지 않았다.
감사하고 죄송하게도 이런 나의 마음을 모두들 이해해주셨고 도와주려고 했다. 환경을 조금이나마 바꿔서 백엔드할 수 있는 프로젝트로 이동시켜주겠다는게 이 안에서 최선의 해결책이었고 나는 수긍하였다. 그것 조차 성에는 안찰거라고 사수 선배가 말했지만 그래도 무언가 털어놓음에 있어서 조금은 해소가 되었고 당장의 극단적인 결정은 멈출 수 있었다. 일단 마음잡고 다시 해보자는 마인드를 갖게 되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도 우울감은 사라지지 않았고 어쩌면 나 때문에 타인에게 불편함을 주었다는 것 자체가 나에게 불편함과 죄송함으로 다가왔다. 결과적으로 티 낼거 다 내놓고 도와주니 괜히 이기적이지 않으려고 스스로 착한 척인가 싶은 마음도 들고. 하여튼 얼마 전 까지 내 마음은 툭 건들면 눈물이 날 정도로 예민했다. 그 후로 1주일 정도는 뇌를 빼고 지낸 것 같다. 회사에서는 맡은 업무 열심히 하다가 집와서 멍때리다 자기. 이 때는 또 왜이렇게 피곤한지. 이렇게 반복하다보니 조금은 복잡함이 덜어졌고 조금씩 여유가 생겼다.
어제 오랫만에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서점가서 추천받은 책을 사고 카페가서 읽는데 갑자기 머리에서 조금씩 정리가 되었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결심할 수 있었다. '타이탄의 도구들' 이라는 책을 읽었는데 이 책에서 말하는 것, 실천하라고 하는 것이 바로 내가 하고싶은 것들이었다. 능동적으로 살기. 현실과 타협한다면 나는 여기에만 머물러있을 것이다. 위험을 감수해야 내가 성장할 수 있다. 이렇게 해야 내가 더 행복할 거라는 걸 알지만 자꾸만 현실에 타협하게 되고 그에 대한 두려움이 생겨 머뭇거리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불안하고 두렵다고 느낀다면 그걸 해야한다고 책에서 말했다. 이 책이 꼭 답이라는 건 아니지만 내가 추구하는 방향성과 같았다. 이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지내온 규칙들과 습관들, 생각들을 담은 책에서 말하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과 꽤나 흡사했다면 나도 그대로 해봐도 되지 않을까? 갑자기 자신감이 차오르고 두렵지 않아졌다. 내가 진정 원하는 것을 찾아서 할 수 있을 거다. 이제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할 단계이다. 이렇게 자주 번아웃이 오지 않게 조금씩 주변도 돌아보며 나를 위한 여유를 갖자. 일단 그게 나에게 제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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